고통받는 몸을 보면, 우리는 정말 용서받았다고 느끼는 걸까요? 혹한으로 몰아세우며 한계에 도달하는 익스트림이나 강한 자극의 운동. 자신의 몸과 정신을 상기시키려는 자발적인 스피드 한 운동. 나의 잘 못이나 반성을 이런 한계에 달하는 운동이나 행동으로 보상받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 와일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평점 9점짜리 힐링 영화라는 말에 가볍게 틀었다가, 화면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이 글은 영화 와일드에 대한 리뷰이자, 그 영화가 건드린 상처에 대한 솔직한 기록입니다. PCT 트레일, 걷는다는 것의 의미PCT(Pacific Crest Trail)란 미국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약 4,300km를 종주하는 장거리 트레킹 루트를 말합니다. ..
이 영화가 실화라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하고 틀었는데, 30분이 지나도록 코트 장면보다 부모 얼굴이 더 많이 나왔습니다. 영화 라이즈(2022)는 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성공담이 아니라, 그 성공을 가능하게 한 가족의 생존 기록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 대신 다른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던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빠져드는 이야기와 성공 뒤에 숨겨진 가족의 생존 위한 이야기가 마음을 울리는 영화 '라이즈'입니다. 이민자 가족이 그리스에서 버텨낸 방식나이지리아에서 온 찰스와 베로니카 부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리스로 건너왔지만,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없었습니다. 이들이 처한 상황은 불법 체류자(undocumented migran..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드라마를 보다가 멈춘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레이스 1화에서 PT 장면을 보던 순간, 저도 모르게 리모컨을 내려놨습니다. 화장 안 했다는 이유로 발표 흐름을 끊는 팀장의 말이, 몇 년 전 제 미팅룸 기억과 너무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그런 날이 있지 않으셨나요? 직장 상사들의 갑질 문화는 사회 이면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한국 드라마 '레이스' 뿐 만 아니라 어느 나라든 꼭 갑질 문화는 세계 곳곳에 존재합니다. 슬픈 현실이죠. 하지만 그 안에서 꿋꿋이 살아남아 성공하는 사람은 또한 꼭 있습니다. PT 현장에서 드러나는 갑질문화의 민낯여러분은 발표 준비를 밤새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전날 자정까지 자료를 다듬고,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 출..
영화 '조이'(Joy,2015)는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우던 처절한 일상의 상처를 세상을 바꾸는 '혁신'으로 승화시킨 한 여성의 눈부신 투쟁기입니다. 이혼한 부모와 전남편, 아이들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가장 조이가 '미라클 모프'라는 막대걸레 하나로 억만장자 CEO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섭니다. 영화는 사기와 배신, 파산의 문턱에서도 자신을 믿어준 외할머니의 확신을 동력 삼아 스스로의 제국을 건설하는 과정을 통해, 가장 어두운 바닥이 가장 단단한 도약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핍과 발명, 상처 입은 손끝에서 시작된 혁신걸레를 짤 때마다 손목에선 '뚝' 소리가 나고, 빨갛게 부어오른 손바닥은 비누 독에 쓰라리다. "엄마, 나 배고파." 아이의 목소리가 거실을 가로질러 날아오지만..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속 시원하게 그냥 부수고, 싸우고, 웅장한 뭔가를 기대했습니다. 액션의 천제 '마동석'. 조폭 두목 역할에 연쇄살인마가 끼어든다는 설정, 어떻게 보면 황당할 수도 있는데 직접 겪어보니 초반 10분도 안 돼서 '악인전' 영화 속으로 빠져 들더군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내용 흐름과 긴장감과 틈틈이 나오는 액션 또한 영화에 몰입하게 됩니다. 배우 마동석과 김무열 그리고 김성규가 나온다니 이미지만 봐도 '와~ 재미있겠다!' 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영화, 탄탄한 내용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악인전'입니다. 연쇄살인마가 조폭을 찌른다는 발상강경호가 처음 등장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추돌 사고를 낸 척 접근한 뒤, 아무 말 없이 칼을 꺼낸다. 분노도 없고, ..
밤 11시, 야식과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잔잔한 일상의 영화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창밖을 멍하니 바라봤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고독을 재난처럼 그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닌 하루의 반복 속에 이미 쌓여 있다는 걸 보여준다.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만 몰입한 채 혼자 밥을 먹는 모습입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주인공 진아는 그 정점에 서 있는 인물. 카드사 콜센터에서 일하며 온갖 진상 고객의 폭언을 견뎌내지만, 정작 퇴근 후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켜놓은 TV 소리뿐입니다. 1인 가구의 차가운 일상과 고립, 나를 가두는 벽카드사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지나는 혼밥을 당연하게 여기고, 이어폰을 끼고 퇴근하고, 옆집 남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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