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두 번째로 봤을 때, 화면이 꺼지고 나서야 뭔가 단단한 것이 가슴 안쪽에 남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라라랜드는 사랑 이야기를 빌려 꿈과 예술, 그리고 그것을 쫓는 사람들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상실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꿈과 상실이 빚어낸 장면들직접 겪어보니 영화를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 전혀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극의 초반, 미아(엠마 스톤)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이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허공을 가로질러 춤을 추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씬은 단순한 뮤지컬 영화의 볼거리가 아닙니다. 데이미언 차젤 감독은 여기서 '매직 리얼리즘(Magic Realism)'이라는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매직 리얼리즘이란 현실적..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 리처드 커티스 감독 |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영화를 처음 고른 건 순전히 무기력한 주말 오후였다. 특별한 기대 없이 켰던 이 영화가,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게 만들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단순하지만 무거운 질문을 던진 채. 현재를 소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 영화는 조용한 경보음처럼 울린다. 시간여행이 숨긴 역설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시간여행이다. 그러나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이 능력을 판타지적 스펙터클로 쓰지 않는다. 어두운 공간에서 두 주먹을 쥐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은 극도로 단순하고, 의도적으로 초라하다. 감독의 진짜 질문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아직까지도 저는 혼자가 편하다고 믿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였었습니다. 어릴 적 상처받은 뒤에는 특히 그랬습니다. 세월이 흘러 최근까지도 내면에 두껍게 쌓여져 있는 트라우마 같은 존재는 나를 힘들게 하더군요. 잊었다가도 불쑥불쑥 나옵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03년 개봉한 톰 매카시 감독의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그 믿음이 얼마나 얄팍한 자기방어 였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깊게 건드렸습니다. 자극 없이도 고독의 본질을 꿰뚫는 이 영화가 왜 지금도 회자되는지, 저는 제 경험을 통해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이 마주하는 것혹시 한 번쯤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
살면서 한 번 쯤은 생각하게 되는 버켓 리스트. 자신만의 버킷리스트가 필요할 땐 이 영화를 보면서 정리 하면 좋을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가병동에서 만난 한 노인이 제 인생관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줄은 몰랐거든요. 성공만을 쫓다 고립된 채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저와, 평생 가족만을 위해 살다 병을 얻은 그 노인의 이야기는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서사와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이 작품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이들의 슬픔을 짜내는 신파극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집니다. 누구나 맞이하게 될 삶의 유한함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진짜 행복과 가치가 무엇인지 평론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미학적 분석을 통해 총정리해 드립니다. 시한부 선..
[목차]명장면과 연출·서사 구조OST·음악과 감정의 설계존엄과 사랑추천 대상과 총평 곰곰히 생각해 보면 슬픈 영화. '나도 이럴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노부부가 캠핑카 타고 여행한다는 설정,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조합이었거든요.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삶을 생각하게 만들었고, 가슴속에서 무언가 짠한 게 느낌이 올라왔었던 영화.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비르치(Paolo Virzì)가 연출하고 헬렌 미렌과 도널드 서덜랜드가 주연을 맡은 《레저 시커》(The Leisure Seeker, 2017)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남편 존과 말기 암을 숨긴 아내 엘라가 1974년 산 캠핑카 '레저 시커'를 몰고 매사추세츠에서 플로리다..
[목차]1. 안녕 헤이즐 줄거리 및 장면 분석2. 안녕헤이즐 주제와 사회적 감상3. 안녕헤이즐 추천과 총평 마무리 누군가에게 잊히는 것이 두려운가요, 아니면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것이 두려운가요? 2014년 개봉한 조쉬 분 감독의 '안녕, 헤이즐'은 존 그린의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를 원작으로 합니다. 쉐일린 우들리와 안셀 엘고트가 주연을 맡아 암 투병 중인 10대들의 찬란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그렸죠. 이 작품은 단순히 눈물을 짜내는 멜로를 넘어, 유한한 삶 속에서 무한한 의미를 찾는 과정을 담백하게 풀어내 찬사를 받았습니다. 인생 로맨스 영화로 손꼽히는 이 영화의 여운을 따라가 봅니다. 1. 안녕헤이즐 줄거리 및 장면 분석산소통을 끄는 소녀 헤이즐이 암 환자 지원 모임에서 '어거스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