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이'(Joy,2015)는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우던 처절한 일상의 상처를 세상을 바꾸는 '혁신'으로 승화시킨 한 여성의 눈부신 투쟁기입니다. 이혼한 부모와 전남편, 아이들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가장 조이가 '미라클 모프'라는 막대걸레 하나로 억만장자 CEO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섭니다. 영화는 사기와 배신, 파산의 문턱에서도 자신을 믿어준 외할머니의 확신을 동력 삼아 스스로의 제국을 건설하는 과정을 통해, 가장 어두운 바닥이 가장 단단한 도약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핍과 발명, 상처 입은 손끝에서 시작된 혁신걸레를 짤 때마다 손목에선 '뚝' 소리가 나고, 빨갛게 부어오른 손바닥은 비누 독에 쓰라리다. "엄마, 나 배고파." 아이의 목소리가 거실을 가로질러 날아오지만..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속 시원하게 그냥 부수고, 싸우고, 웅장한 뭔가를 기대했습니다. 액션의 천제 '마동석'. 조폭 두목 역할에 연쇄살인마가 끼어든다는 설정, 어떻게 보면 황당할 수도 있는데 직접 겪어보니 초반 10분도 안 돼서 '악인전' 영화 속으로 빠져 들더군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내용 흐름과 긴장감과 틈틈이 나오는 액션 또한 영화에 몰입하게 됩니다. 배우 마동석과 김무열 그리고 김성규가 나온다니 이미지만 봐도 '와~ 재미있겠다!' 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영화, 탄탄한 내용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악인전'입니다. 연쇄살인마가 조폭을 찌른다는 발상강경호가 처음 등장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추돌 사고를 낸 척 접근한 뒤, 아무 말 없이 칼을 꺼낸다. 분노도 없고, ..
밤 11시, 야식과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잔잔한 일상의 영화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창밖을 멍하니 바라봤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고독을 재난처럼 그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닌 하루의 반복 속에 이미 쌓여 있다는 걸 보여준다.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는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만 몰입한 채 혼자 밥을 먹는 모습입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주인공 진아는 그 정점에 서 있는 인물. 카드사 콜센터에서 일하며 온갖 진상 고객의 폭언을 견뎌내지만, 정작 퇴근 후 그녀의 유일한 친구는 켜놓은 TV 소리뿐입니다. 1인 가구의 차가운 일상과 고립, 나를 가두는 벽카드사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지나는 혼밥을 당연하게 여기고, 이어폰을 끼고 퇴근하고, 옆집 남자가 ..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틀었을 때 대충 예상했습니다. 소매치기 여자와 착한 노가다 청년이 만나서 사랑하는, 그런 뻔한 이야기겠거니 했죠. 그런데 보면 볼수록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한국 드라마《유나의 거리》는 달동네 다세대주택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전과자·조폭·노인·백수가 한 지붕 아래 엉켜 살며 서로의 상처를 무심하게 채워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달동네가 만들어 낸 공존의 공간일반적으로 달동네 배경 드라마라고 하면 가난과 비극을 전면에 내세운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유나의 거리》는 그 공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이 드라마의 공간적 배경은 단순한 '가난의 증거'가 아니라,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필연으로 작동합니다.다세대주택이라는 설정은 드라마 서사에서..
솔직히 처음엔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세대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겠거니 했는데, 독일 탄광 막장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는 덕수를 보는 순간 눈물이 터졌습니다.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4위를 기록한 영화 국제시장. 이 영화가 그냥 히트한 게 아니라는 걸, 저는 그 장면에서 처음 느꼈습니다. 덕수가 흘린 눈물의 무게, 파독광부 시퀀스의 진짜 디테일국제시장이 다른 역사 영화와 다른 이유가 뭔지, 한 번쯤 생각해 보셨나요?대부분의 역사 영화는 사건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사건 사이의 침묵, 그 사람이 끝내 삼켜버린 말들을 보여줍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방식입니다. 흥남 철수 작전부터 파독 광부, 베트남 파병까지 이어지는 서사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한 인간이 평생 짊어진 책임의..
범죄 스릴러 한 편을 보고 나서 이런 기분이 드는 게 맞는 건지 싶었습니다. 극장에서 나오면서 통쾌하기는커녕 무언가 찜찜하고 서늘한 감각이 남았습니다. 영화《내부자들》은 검사 우장훈, 깡패 안상구, 언론인 이강희, 정치인 장필우라는 네 인물을 축으로 대한민국 권력의 작동 방식을 냉정하게 해부한 작품입니다.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비자금 구조로 읽는 권력의 민낯이 영화 '내부자들'의 핵심 장치는 '비자금'입니다. 미래자동차가 한결은행에서 자금을 끌어들여 조성한 비자금 중 300억이 장필우의 선거 자금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설정은, 보는 내내 어딘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조사해 본 건 아니지만, 뉴스에서 비슷한 이름과 구조를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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