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상처가 아니라 습관이라면, 그 습관은 어떻게 깨질까요. 2023년 아이슬란드 영화 어느 고독에 대한 기록은 그 질문에 조용하고 단단하게 답합니다. 저도 25년 살던 동네를 떠나 낯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서 몇 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고독이 감정이 아니라 몸의 상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즐거웠던 기억 때문인지, 간혹 마음이 힘들 때 예전에 살던 곳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고립을 선택한 사람, 군나르가 보여주는 것아이슬란드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온 목장주 군나르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목장을 정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키워온 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도시로 향하는 장면은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장면에서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이 얼마나 ..
고통받는 몸을 보면, 우리는 정말 용서받았다고 느끼는 걸까요? 혹한으로 몰아세우며 한계에 도달하는 익스트림이나 강한 자극의 운동. 자신의 몸과 정신을 상기시키려는 자발적인 스피드 한 운동. 나의 잘 못이나 반성을 이런 한계에 달하는 운동이나 행동으로 보상받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영화 와일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평점 9점짜리 힐링 영화라는 말에 가볍게 틀었다가, 화면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이 글은 영화 와일드에 대한 리뷰이자, 그 영화가 건드린 상처에 대한 솔직한 기록입니다. PCT 트레일, 걷는다는 것의 의미PCT(Pacific Crest Trail)란 미국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약 4,300km를 종주하는 장거리 트레킹 루트를 말합니다.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속 시원하게 그냥 부수고, 싸우고, 웅장한 뭔가를 기대했습니다. 액션의 천제 '마동석'. 조폭 두목 역할에 연쇄살인마가 끼어든다는 설정, 어떻게 보면 황당할 수도 있는데 직접 겪어보니 초반 10분도 안 돼서 '악인전' 영화 속으로 빠져 들더군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내용 흐름과 긴장감과 틈틈이 나오는 액션 또한 영화에 몰입하게 됩니다. 배우 마동석과 김무열 그리고 김성규가 나온다니 이미지만 봐도 '와~ 재미있겠다!' 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영화, 탄탄한 내용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악인전'입니다. 연쇄살인마가 조폭을 찌른다는 발상강경호가 처음 등장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추돌 사고를 낸 척 접근한 뒤, 아무 말 없이 칼을 꺼낸다. 분노도 없고, ..
[목차]비현실적 일상 속으로 초대하는 기묘한 초대장기묘한 유머가 선사하는 삶의 허무와 통찰인간의 고독을 달래는 엉뚱한 위로의 목소리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질서 정연한 삶을 살아가지만, 때로는 그 질서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지 망각하곤 합니다. 영화 [넌센스]는 바로 그 균열의 틈새를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나열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상하게도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이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고정관념에 갇힌 우리의 시각을 흔들어 깨우는 기묘한 자극제가 되어줄 것입니다. 엉뚱함 속에 숨겨..
프로젝트 Y — 두 여자의 판,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 한소희랑 전종서. 이 두 이름만 봤을 때 솔직히 기대감이 확 올라왔다. 요즘 한국 영화에서 이 조합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막상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복잡해진다. 화려하고 세련됐고, 비주얼 하나는 정말 끝내주는데, 그 안에 뭔가 더 있었으면 했다는 아쉬움이 따라붙는다. 그렇다고 나쁜 영화냐면 그것도 아니에요. 벼랑 끝까지 내몰린 두 여자가 판을 뒤집으려는 이야기, 속도감 있고 눈도 즐겁다. 어떤 영화인지, 지금 같이 들여다봅시다. 1. 줄거리 요약 : 80억을 향한 멈추지 않는 폭주화려한 강남 한복판. 낮엔 꽃집을 운영하고, 밤엔 유흥업소 에이스로 뛰는 미선은 악착같이 돈을 모아 왔다. 언젠가 이 바닥을 벗어나겠다는 꿈 하나로 ..
안나 (Anna, 2019) — 뤽 베송이 빚어낸 하드코어 킬러의 생존기 2019년 개봉한 프랑스 액션 스릴러 〈안나 2019〉는 뤽 베송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작품이다. 〈니키타〉, 〈레옹〉으로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스크린에 각인시킨 그가, 오랜만에 자신의 시그니처 장르로 돌아온 귀환작이기도 하다. 영화 안나2019는 1990년대 초 구소련을 배경으로, 가난과 폭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KGB 킬러가 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안나는 낮에는 파리의 톱모델로, 밤에는 냉혹한 암살자로 이중의 삶을 살아간다. 여기에 KGB와 CIA 사이의 첩보전이 더해지며 숨 막히는 긴장감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러시아 출신 배우 사샤 루스를 중심으로, 헬렌 미렌, 킬리언 머피, 루크 에반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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