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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 머시: 90분 - 줄거리, 평점 및 리뷰

by 500uk 2026. 4. 2.

노 머시: 90분 - AI판사가 내리는 사형 선고, 당신은 90분 안에 무죄를 증명하라

실시간 타임리미트 노 머시: 90분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 제목만 봤을 때부터 뭔가 심장이 쫄깃했다. 크리스 프랫이 나온다는 것도 끌렸고, AI가 판사 노릇을 한다는 설정도 요즘 분위기랑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원티드』를 만든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 작품이라니. 근데 북미 개봉 성적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도대체 얼마나 별로길래. 혹은, 생각보다 괜찮은 건 아닐까. 직접 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 완전히 망한 영화는 아닌데, 극장까지 달려갈 영화냐고 물으면 조금 망설여지는 작품이다.

 

1. 줄거리 요약

2029년 로스앤젤레스. 치솟는 강력 범죄에 지쳐버린 사회는 극단적인 해법을 선택한다. 판사도, 배심원도, 사형 집행인도 - 전부 AI로 대체된 것이다. 그 이름이 바로 '머시(MERCY)' 법정이다.
LAPD 강력반 베테랑 형사 크리스 레이븐은 바로 이 시스템을 직접 설계한 인물이다. 파트너를 잃은 죄책감과 알코올 중독으로 아내, 딸과 점점 멀어지던 그는 어렵게 술을 끊는 데 성공했지만, 어느 날 다시 몰래 술을 마시다 아내에게 들키고 만다. 크게 다툰 직후 기억이 뚝 끊긴다.
눈을 떠보니 그곳은 자신이 만든 머시 사형 법원. 혐의는 아내 살해. 주어진 시간은 딱 90분이다. 그 안에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자신이 설계한 시스템이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
AI 판사 매독스는 이미 CCTV, 통신기록, SNS, 생체 데이터까지 긁어모아 레이븐의 유죄 확률을 92% 이상으로 산정한 상태다. 레이븐은 스스로 변호인이 되어 데이터베이스를 뒤지고, 단서를 하나씩 끌어모아 면식범의 소행임을 입증하려 한다. 문제는 자신이 아내와 마지막으로 나눈 기억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 진범을 찾는 과정이 곧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여정이 된다.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2. 주요 출연진

크리스 프랫 - 크리스 레이븐 역
머시 시스템을 직접 설계한 LAPD 강력반 형사. 스타로드의 유쾌함은 온데간데없고, 드라마 『터미널 리스트』의 제임스 리스에 훨씬 가까운 진지하고 묵직한 연기를 보여준다. 결박된 채 90분을 버텨야 하니 화려한 액션은 없다. 눈빛과 목소리로만 절박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예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버텨낸다.
레베카 퍼거슨 - AI 판사 매독스 역
감정이라는 게 아예 없는 존재. 퍼거슨은 표정과 억양을 극도로 절제하며 매독스를 냉정하고 이질적인 시스템으로 구현한다. 연기력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배우인데, 캐릭터 자체가 무감정 AI라는 한계 탓인지 아쉽게도 큰 존재감을 남기진 못했다. 각본과 연출의 아쉬움이 더 크다.
칼리 레이즈 - 잭 디알로 역
레이븐의 동료 형사이자 머시 시스템 공동 설계자. 법정 밖에서 진범을 추적하며 이야기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이다. 두 주연 배우는 감정 교류 없이 각자 다른 촬영장에서 분량을 소화했다고 한다.

 

 

 

3. 평점 및 리뷰 반응

로튼토마토 신선도 21%. 숫자만 보면 꽤 처참하다. 근데 막상 보고 나면 그 정도까지 나쁜가 싶기도 하다. 중반부까진 나름 긴장감도 있고, 스크린라이프 특유의 속도감도 살아 있어서 생각보다 볼 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호평 포인트는 분명하다. AI가 악당이 아니라 철저히 합리적인 집행자로 그려진다는 게 신선하다. 주인공이 시스템을 때려 부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의 논리 안에서 허점을 찾아야 한다는 구도 자체가 꽤 영리하다. 영화 상영 시간 100분 중 90분이 실제 리얼타임으로 진행된다는 설정도, 관객이 자연스럽게 시계를 의식하게 만드는 교묘한 장치다.

그런데 문제는 후반부다. 머시 법정 설정 자체에 구멍이 한두 개가 아니다. 피고인을 처음부터 유죄로 추정하고 시작하는 구조, 영장도 없이 모든 개인 데이터를 열람하는 설정, 법치주의 국가에서 이게 가능하냐는 의문이 영화 내내 발목을 잡는다. 반전이 거듭되는 결말도 사족처럼 느껴지고, AI의 한계와 허점을 조명하는 부분이 너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가서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완전히 손해 보는 영화는 아니다. 스트리밍으로 편한 자세로 본다면 꽤 괜찮은 경험이 될 수 있다. AI 사법 시스템이라는 소재 자체가 던지는 질문. "데이터가 진실을 보장하는가?"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꽤 오래 머릿속을 맴돈다. 그게 이 영화가 남기는 가장 진한 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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