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저는 혼자가 편하다고 믿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였었습니다. 어릴 적 상처받은 뒤에는 특히 그랬습니다. 세월이 흘러 최근까지도 내면에 두껍게 쌓여져 있는 트라우마 같은 존재는 나를 힘들게 하더군요. 잊었다가도 불쑥불쑥 나옵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03년 개봉한 톰 매카시 감독의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그 믿음이 얼마나 얄팍한 자기방어 였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깊게 건드렸습니다. 자극 없이도 고독의 본질을 꿰뚫는 이 영화가 왜 지금도 회자되는지, 저는 제 경험을 통해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이 마주하는 것혹시 한 번쯤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
고독이 상처가 아니라 습관이라면, 그 습관은 어떻게 깨질까요. 2023년 아이슬란드 영화 어느 고독에 대한 기록은 그 질문에 조용하고 단단하게 답합니다. 저도 25년 살던 동네를 떠나 낯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서 몇 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고독이 감정이 아니라 몸의 상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즐거웠던 기억 때문인지, 간혹 마음이 힘들 때 예전에 살던 곳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고립을 선택한 사람, 군나르가 보여주는 것아이슬란드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온 목장주 군나르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목장을 정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키워온 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도시로 향하는 장면은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장면에서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이 얼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