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파일을 열어만 놓고 한 줄도 못 쓴 채 창을 닫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꽤 오랫동안 그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영화 《원더 보이즈》를 보다가 화면 속 그레이디 트립 교수의 모습에서 제 자신을 발견한 순간,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창작자의 슬럼프와 번아웃을 이토록 정확하게 포착한 작품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창작 슬럼프, 나만 이러는 게 아니었습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웹 소설과 브런치 연재를 병행하던 시절, 저는 스스로를 꽤 성실한 작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밤 키보드를 두드렸고, 파일 용량은 꾸준히 늘어났으니까요. 문제는 그 분량이 어디로도 향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처음 의도했던 핵심 서사는 사라지고, 곁가지 설정과 배경 묘사만 비대해진 원고가 모니터 속에 쌓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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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6. 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