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두 번째로 봤을 때, 화면이 꺼지고 나서야 뭔가 단단한 것이 가슴 안쪽에 남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라라랜드는 사랑 이야기를 빌려 꿈과 예술, 그리고 그것을 쫓는 사람들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상실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꿈과 상실이 빚어낸 장면들직접 겪어보니 영화를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 전혀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극의 초반, 미아(엠마 스톤)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이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허공을 가로질러 춤을 추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씬은 단순한 뮤지컬 영화의 볼거리가 아닙니다. 데이미언 차젤 감독은 여기서 '매직 리얼리즘(Magic Realism)'이라는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매직 리얼리즘이란 현실적..
뮤지컬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첫 관람 때 딱 그 함정에 빠진 그 영화. 배우들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몰입이 깨진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위대한 쇼맨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꿈을 이룬 남자의 성공 스토리'로 읽으면 절반도 이해 못 한 겁니다. 바넘은 처음부터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결핍을 채우려는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하층민의 아들로 겪은 수치심이 그의 욕망을 만들었고, 그 욕망이 서커스단을 만들고 성공을 불러왔습니다. 러닝타임 1시간 44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으니, 저한테는 꽤 드문 경험이었습니다.한 연출 뒤에 숨은 바넘의 진짜 욕영화의 서사 구조는 전형적인 영웅 여정(Hero's Journey) 모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