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저는 혼자가 편하다고 믿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였었습니다. 어릴 적 상처받은 뒤에는 특히 그랬습니다. 세월이 흘러 최근까지도 내면에 두껍게 쌓여져 있는 트라우마 같은 존재는 나를 힘들게 하더군요. 잊었다가도 불쑥불쑥 나옵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03년 개봉한 톰 매카시 감독의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그 믿음이 얼마나 얄팍한 자기방어 였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깊게 건드렸습니다. 자극 없이도 고독의 본질을 꿰뚫는 이 영화가 왜 지금도 회자되는지, 저는 제 경험을 통해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이 마주하는 것혹시 한 번쯤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공포가 있습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느낌. 롭 라이너(Rob Reiner) 감독의 2012년 작 《더 매직 오브 벨 아일》(The Magic of Belle Isle)은 바로 그 공포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모건 프리먼이 연기하는 유명 서부 소설 작가 몬티 와일드혼은 6년 전 아내를 잃은 뒤 창작의 동력도, 삶의 의욕도 함께 잃고 술에만 의지하는 인물입니다. 조카의 권유로 벨 아일 호숫가 오두막에서 여름을 보내게 된 그는, 이웃에 사는 싱글맘 샬럿(버지니아 매드슨)과 세 딸을 만나며 조금씩 달라집니다. 각본은 가이 토머스가 썼고, 촬영감독은 리드 모라노(Reed Morano)가 맡았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제목의 '매직'이라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