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이전의 기억이 통째로 지워진 여자. 영화 '내 이름은'은 그 한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역사 서술이 아니라 몸의 서술입니다. 정순이 기억을 되찾는 과정이 곧 제주 4·3이 역사의 공백에서 걸어 나오는 과정과 겹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질문하게 됩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없는가. 역사의 폭력이 지금 내 삶 어디쯤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은 아닌가. 국가 폭력의 상흔, 기억의 정치학, 세대 간 트라우마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제주 4·3이 한 여자의 몸에 새겨진 방식 영화의 주인공 정순은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면 발작을 일으킵니다. 정신분석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하는 건 제주 4·3 사건입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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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3. 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