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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고 개운하게 샤워까지 마쳤는데, 자려고 누운 순간 종아리가 통째로 뒤집히는 느낌. 저도 딱 그 상황을 겪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근육 피로라 여겼는데, 보름쯤 지나자 종아리에 구불구불한 핏줄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종아리가 자주 붓거나 걸을 때 다리가 아프면 대부분 "피곤해서 그러겠지"라고 넘깁니다. 종아리 통증은 혈관 질환의 가장 이른 경고 신호일 수 있고, 심한 경우 폐색전증이나 괴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두 증상이 각각 돌연사와 다리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솔직히 좀 겁이 났습니다.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동맥폐색증, 이름은 생소해도 증상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것들이라 더 무서웠습니다. 그냥 넘겨선 안 되는 이유, 제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한쪽 다리만 부었다면 — 심부정맥혈전증 의심해야 합니다
다리가 붓는 이유가 피로나 부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게 이 얘기의 핵심입니다. 심부정맥혈전증(DVT, Deep Vein Thrombosis)이란 종아리나 허벅지 깊숙이 위치한 정맥, 즉 심부정맥 안에 혈전(피떡)이 생겨 혈류를 막는 질환입니다. 쉽게 말해 다리 속 정맥에 피가 굳어 덩어리를 만들고 그게 혈관을 틀어막는 겁니다.
제가 이 증상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양쪽이 아니라 한쪽 다리에만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었습니다. 혈전이 정맥 내부의 판막(밸브) 주변에 쌓이면서 그쪽 방향의 혈류만 막히기 때문에, 막힌 쪽 다리에만 심한 하지 부종이 생깁니다. 양쪽이 동시에 붓는 흔한 부종과는 다른 패턴입니다.
증상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부어오르면서 겉으로 정맥이 도드라져 보임
- 해당 부위에 갑작스러운 열감이 느껴지거나 피부색이 변함
- 발목을 위아래로 젖혔을 때 통증이 생기는 경우 (일반 부종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음)
- 환부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떡처럼 오목하게 들어가는 함요부종 관찰
더 심각한 문제는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PE, Pulmonary Embolism)으로 이어질 때입니다. 여기서 폐색전증이란 다리에서 떨어진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 폐혈관을 막아버리는 상태로,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나 심한 경우 급사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여름철에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어, 저는 이 시기에 더 주의 깊게 살피게 됐습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항응고제를 3~6개월 복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약을 끊는 시점이 중요한데, 중단 후 재발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서 감량 일정을 정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질환일수록 "좀 나은 것 같으니 약 끊어도 되겠지" 하는 판단이 가장 위험합니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관절 문제? — 하지동맥폐색증일 수 있습니다
"걸으면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이 아픈데 쉬면 괜찮아요" — 이 말을 관절 문제로 오인해 3~4년씩 다른 과를 전전하다 뒤늦게 혈관 전문의를 찾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근육통이겠거니 생각할 것 같아서,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동맥폐색증이란 다리로 가는 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혈관이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는 질환입니다. 사람 몸에서 가장 긴 혈관이 골반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다리 혈관이고, 그 굵기도 심장이나 뇌혈관보다 큽니다. 그래서 천천히 좁아지는 동안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파행증 — 이 증상이 핵심 신호입니다
하지파행증(Intermittent Claudication)이란 가만히 있을 때는 불편함이 없다가 걷거나 움직이면 다리에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혈관이 좁아서 운동 시 필요한 혈류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때 나타납니다. 처음엔 오르막길에서만 아프다가, 나중엔 평지 보행 100m도 힘들어지는 식으로 서서히 악화됩니다.
방치하면 단계가 올라갑니다. 발에 상처가 나도 낫지 않거나, 발가락이 화끈거리고 발색이 파랗게 또는 창백하게 변하면 이미 심각한 단계입니다. 제가 자료를 살펴보면서 가장 무거웠던 수치는 이것이었습니다. 하지동맥질환의 5년 사망률이 약 30%로 웬만한 암보다 높다는 점, 그리고 이 질환이 있는 환자의 약 3분의 2에서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이 동반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말초동맥질환 환자는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4배, 뇌졸중 위험이 2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
치료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약물 치료와 걷기 운동이 기본이고, 스텐트·풍선 확장술 같은 중재 시술, 혈관이 너무 단단히 굳어 시술이 불가능할 경우엔 자가정맥을 이용한 우회 수술을 시행합니다. 우회 수술이란 막힌 혈관 대신 본인의 정맥을 잘라내어 정상 혈관과 정상 혈관 사이를 연결해 혈류를 다시 통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시술 후에도 걷기가 불편하다고 운동을 멈추는 분들이 계신데, 꾸준한 보행 자체가 치료의 일부라는 점을 저는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집에서 스스로 확인하는 자가진단 — 발등 맥박 짚는 법
혈관 건강을 확인하는 데 비싼 장비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닙니다. 65세 이상이거나 흡연력이 있는 분, 당뇨·고혈압이 있는 분이라면 집에서 간단하게 상태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저도 직접 따라 해 봤는데, 생각보다 쉬웠고 차이가 느껴지는 사람은 정말 바로 알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먼저 양말을 벗고 두 발을 나란히 놓은 뒤 육안으로 비교합니다. 양쪽 발의 색깔 차이, 발톱의 윤기, 발등 털의 분포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한쪽이 유독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하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맥박 촉진법입니다. 발등 중앙을 따라 세로로 이어지는 발등 동맥(Dorsalis Pedis Artery)과 안쪽 복숭아뼈 바로 뒤쪽을 지나는 뒷정강 동맥(Posterior Tibial Artery), 두 곳을 손가락 두 개로 짚어봅니다. 여기서 뒷정강 동맥이란 다리 아래쪽 혈류를 발바닥까지 전달하는 주요 동맥으로, 이 맥박이 약하거나 한쪽만 잘 안 느껴지면 혈관 협착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양쪽의 강도 차이입니다. 사람마다 해부학적 변이가 있어서 한쪽 발등 맥박이 원래 약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쪽 절댓값보다 양측 비교가 더 의미 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
종아리 순환 개선을 위한 간단한 운동도 병행하면 좋습니다. 앉은 자세에서 발바닥에 밴드나 수건을 걸고 발목을 정강이 쪽으로 당기면서 뒤꿈치를 앞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때 무릎을 완전히 펴려고 하면 허벅지가 먼저 개입되므로, 무릎은 살짝 굽힌 채 발목의 신장성 수축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사지는 종아리 중간을 문지르는 것보다 오금(무릎 뒤 파인 부위) 안쪽 홈을 눌러주면서 발등을 폈다 들어 올리는 동작이 더 효과적입니다. 제 경우엔 이 오금 지압 방법이 예상 밖으로 개운한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쪽 다리만 붓는 게 심부정맥혈전증이면 빨리 가야 하나요, 좀 지켜봐도 되나요?
A. "며칠 지켜보자"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살펴본 내용으로는 이 질환은 비교적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분류됩니다. 혈전이 떨어져 나가 폐동맥을 막으면 급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고 열감이나 함요부종이 동반된다면 당일 병원을 찾는 것이 맞습니다.
Q. 걸을 때 종아리 통증이 심부정맥혈전증인지 하지동맥폐색증인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두 질환을 혼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핵심 차이는 쉬었을 때 통증이 사라지느냐입니다. 걷다가 아프고 잠깐 쉬면 금방 좋아지는 패턴은 하지동맥폐색증의 하지파행증에 더 가깝습니다. 반면 심부정맥혈전증은 움직임과 관계없이 한쪽 다리가 지속적으로 붓고 열감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두 증상 모두 자가 판단보다 혈관 전문의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발등 맥박이 잘 안 느껴지면 무조건 혈관 문제인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해부학적으로 발등 동맥이 원래 촉진되기 어려운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쪽은 또렷하게 느껴지는데 반대쪽이 유독 약하거나 없다면, 그 차이 자체가 혈관 협착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뒷정강 동맥까지 함께 확인해서 양쪽을 비교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Q. 하지동맥폐색증 시술 후에도 다리가 계속 부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시술 후 부종이 지속된다고 해서 운동을 완전히 쉬는 게 맞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시술 후 꾸준한 걷기 운동 자체가 치료의 핵심입니다. 걷다가 아프면 잠깐 쉬고 다시 걷는 것을 반복하면서 거리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이 권장되며, 약 복용과 함께 병행해야 효과가 납니다.
결론
이번에 심부정맥혈전증과 하지동맥폐색증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두 질환 모두 "증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었습니다. 한쪽 다리만 붓거나 걸을 때 종아리가 뻐근한 정도는 피로로 넘기기 딱 좋은 증상들입니다. 그게 이 두 질환이 위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당뇨, 고혈압, 흡연력이 있거나 65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으로 발등 맥박을 직접 짚어보고 발색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이 실질적인 예방책이 됩니다. 저도 앞으로는 다리가 불편할 때 그냥 넘기지 않고, 양쪽 차이부터 먼저 비교해보려 합니다. 정리하면,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혈관외과나 순환기내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