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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10년 넘게 허리가 아프면서도 척추 자체가 문제인 줄만 알았습니다. 척추병원, 정형외과, 한의원을 돌아다니며 주사 치료를 반복했는데 며칠 지나면 도로 아프더라고요. 그러다 재활 센터에서 처음 들은 단어가 '장요근'이었습니다. 허리 통증의 진짜 뿌리가 깊숙이 숨어 있던 이 근육 하나였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실제로 장요근이 이렇게 까지 우리 몸에서 큰 역활을 하는 줄 몰랐습니다. 우리 몸 안쪽 깊숙히 있습니다. 아프면 치료해야죠. 스트레칭과 재활 운동으로 충분히 좋아 질 수 있습니다.
허리 통증의 진짜 원인, 장요근이란 무엇인가
장요근(腸腰筋, iliopsoas)은 대요근(psoas major)과 장골근(iliacus) 두 근육이 합쳐진 구조입니다. 여기서 대요근이란 흉추 12번에서 요추 1~5번 척추뼈 앞면에서 시작해 골반을 가로질러 허벅지뼈 안쪽 소전자(lesser trochanter)에 붙는 근육을 말합니다. 장골근은 골반 안쪽 장골와(iliac fossa)라는 오목한 면에서 시작해 같은 소전자에 붙죠. 쉽게 말해 허리뼈부터 골반, 허벅지뼈까지 몸통 가장 깊은 곳을 관통하는 긴 근육 다발입니다.
제가 처음 이 구조를 배울 때 가장 헷갈렸던 게 "왜 이렇게 안 보이냐"는 부분이었습니다. 복근처럼 겉으로 불끈 드러나지도 않고, 어깨처럼 펌핑되는 느낌도 없습니다. 몸통 안쪽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서 MRI 없이는 직접 확인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엘리트 운동 선수들도 이 근육의 중요성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도 10년 동안 몰랐으니까요.
장요근의 핵심 기능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됩니다.
- 고관절 굴곡(hip flexion) — 걸을 때, 달릴 때, 계단을 오를 때 허벅지를 가슴 쪽으로 끌어올리는 '당기는 힘'의 핵심입니다.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같은 '미는 힘' 운동만 집중하면 이 당기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져 운동 퍼포먼스에 불균형이 생깁니다.
- 척추·골반 정렬 — 장요근이 만성적으로 단축되면 골반이 앞으로 기우는 골반 전방경사(anterior pelvic tilt)가 생깁니다. 그 결과 허리가 과하게 꺾이고 요추에 부하가 집중되며, 연쇄적으로 햄스트링 부상까지 이어집니다. 저도 2015년 햄스트링이 시즌 중 두 번 파열됐을 때, 담당 트레이너와 원인을 파고들다 결국 허리와 장요근 불균형이 핵심이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 혈당 및 대사 조절 — 골격근은 식후 포도당의 약 80%를 처리하는 핵심 조직입니다(출처: DeFronzo et al., 2020 리뷰 논문). 장요근도 이 골격근 중 하나이며, 미국 터커 연구팀이 2형 당뇨 환자 839명을 CT로 분석한 결과 장요근 밀도와 크기가 높을수록 전체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경향이 독립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저는 재활 운동을 시작하고 2~3주 만에 기준보다 10% 높았던 혈당 수치가 눈에 띄게 내려왔는데, 이 데이터를 접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이해했습니다.
- 호흡과 자율신경계 — 장요근은 위로는 횡격막, 뒤로는 흉요근막(thoracolumbar fascia), 아래로는 골반저(pelvic floor)와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중 흉요근막이란 허리 뒤쪽을 덮는 두꺼운 결합 조직으로, 척추 안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장요근이 만성적으로 굳으면 이 연결 구조 전체가 긴장 상태가 되어 호흡이 얕아지고,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근섬유 조합 — 2009년 리예카 대학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장요근은 지구력 섬유 약 42%, 순발력 섬유 약 58%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지구력과 순발력을 동시에 갖춘 2A형 섬유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이 균형 잡힌 구성 덕분에 하루 수만 번에 달하는 반복 동작에서 꾸준히 에너지 효율을 쌓아갑니다.
호주의 물리치료 연구자 요르겐센(Jørgensen)이 1993년 호주 물리치료 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출처: Australian Journal of Physiotherapy)에서도 장요근이 짧을수록 요추 분절 움직임이 달라지고 요추 전만(lumbar lordosis)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요추 전만이란 허리뼈가 앞쪽으로 과하게 만곡되는 현상으로, 장기간 앉아 있는 현대인에게 매우 흔합니다. 저도 몇 달, 몇 년에 걸쳐 서서히 굳어진 장요근이 이미 제 자세와 허리를 망가뜨리고 있었던 겁니다.
재활 운동으로 직접 확인한 이완과 수축 루틴
의사에게 "운동으로 얼마든지 치료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주사 맞으면 며칠은 편한데, 그게 훨씬 빠르지 않냐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증상은 갑자기 오는 게 아닙니다. 오랫동안 쌓인 것이 어느 날 터지는 것뿐입니다. 재활 센터에서 배운 루틴을 집과 헬스장에서 혼자 반복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장요근 관리의 핵심은 이완과 수축 두 단계입니다. 이완부터 먼저 잡아야 수축 운동의 효과가 제대로 납니다.
이완: 마사지와 스트레칭
마사지는 단순히 뭉친 근육을 풀어 축 늘어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고무줄에 매듭이 져 있으면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것처럼, 근육의 매듭을 제거해서 수축과 이완이 동시에 잘 되도록 탄성을 회복시키는 과정입니다. 2024년 MDPI 스포츠 학술지에 발표된 근막 이완(myofascial release) 기법 메타 분석에서도 근막 이완만으로 관절 가동 범위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근막 이완이란 근육을 싸고 있는 결합 조직인 근막에 압박과 이완을 반복 적용해 유착을 풀어주는 기법을 말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앞 골반뼈(ASIS, anterior superior iliac spine)와 배꼽 사이의 대각선 지점을 찾습니다. ASIS란 골반 앞쪽에서 손가락으로 툭툭 치면 가장 먼저 걸리는 뼈 돌출 부위입니다. 그 지점에서 깊숙이 손가락을 누르며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타이밍에 쑥 들어가는 느낌을 찾습니다. 한쪽에 여덟 번씩, 양쪽을 번갈아 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아프면서도 시원했습니다. 이 부위는 신경이 매우 밀집된 곳이라 무리하게 반복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제가 처음에 효과가 좋다고 과하게 눌렀다가 다른 곳이 뻐근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가볍게 누르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스트레칭은 두 가지를 주로 합니다. 런지 자세에서 꼬리뼈를 바닥 쪽으로 내리고 상체를 세운 뒤 천천히 앞으로 밀어주는 동작, 그리고 소파나 의자에 발을 올려놓는 카우치 스트레칭(couch stretch)입니다. 카우치 스트레칭은 축구 선수들이 훈련 전 단체로 많이 하는 동작인데, 앞발을 90도로 놓고 상체를 세운 채 30초에서 1분 유지합니다. 이때도 꼬리뼈를 내린 상태를 유지해야 허벅지 앞쪽부터 장요근까지 충분히 늘어납니다.
수축: 밴드 활용 누워서 다리 올리기
수축 운동은 힙밴드나 세라밴드를 양발에 끼우고 누운 자세에서 한 발은 고정하고 반대쪽 다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올리는 동작입니다. JCM에 실린 2024년 연구에 따르면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올리는 동작 시 장요근이 최대 힘의 60% 이상으로 활성화됩니다. 누운 자세에서는 허리가 자연스럽게 중립 정렬 상태가 되어 다른 근육의 개입 없이 장요근에만 자극이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서서 하는 동작도 퍼포먼스 향상 측면에서 효과가 있지만,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은 서서 하면 장요근보다 허리 주변 기립근(erector spinae)이 더 많이 개입해 오히려 허리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기립근이란 척추를 따라 세로로 뻗어 있는 근육군으로, 이미 과부하 상태일 때 추가 자극은 역효과입니다. 저는 재활 초기에 누워서 하는 것만 집중했는데, 2~3주 후 삐뚤어진 자세가 눈에 띄게 바른 자세로 돌아오고 보폭도 넓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게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빠른 변화였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유연하지 않아서 힘들고 아팠습니다. 재활 운동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 없이 움직이는 수준이 됐지만, 그 과정이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쌓이는 것이 결국 차이를 만든다는 게, 수치보다도 제 몸이 먼저 증명해 줬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장요근이 뭔지 모르고 운동해도 문제 없지 않나요?
A. 운동 초기에는 어떤 운동이든 효과가 나오기 때문에 티가 잘 안 납니다. 문제는 정체기에 접어들거나 허리 통증, 햄스트링 부상이 반복될 때입니다. 저도 10년이 지나도록 몰랐고, 그 결과 시즌 중 햄스트링이 두 번 파열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장요근은 당기는 힘과 골반 정렬 모두에 관여하기 때문에, 미는 힘 중심의 운동만 반복하면 불균형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장요근 셀프 마사지를 너무 세게 하면 안 되나요?
A. 이 부위는 대동맥, 요관, 신경 등이 밀집한 곳이라 과도한 압박은 오히려 다른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효과가 좋다고 너무 많이 눌렀더니 며칠간 복부 쪽이 불편했습니다. 숨을 내쉬는 타이밍에 가볍게 압박하는 정도로, 한쪽 8회 이내가 안전합니다.
Q. 허리가 아픈데 서서 하는 장요근 운동을 해도 되나요?
A. 허리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서서 다리를 올리면 장요근보다 이미 과부하 상태인 허리 기립근이 더 많이 개입할 수 있습니다. 허리가 약하거나 불편한 상태라면 누워서 하는 밴드 다리 올리기를 먼저 충분히 익히고, 통증이 안정된 뒤에 서서 하는 동작으로 단계를 높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장요근 운동이 혈당 관리에도 영향을 주나요?
A. 장요근은 신체에서 혈당을 처리하는 핵심 골격근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터커 연구팀이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장요근 밀도와 크기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독립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제 경우 장요근 재활을 시작하고 2~3주 만에 기준보다 10% 높았던 혈당이 눈에 띄게 내려왔습니다. 단정적으로 인과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활동량 증가와 근육 대사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허리가 아프면 주사 치료부터 찾는 게 당연한 반응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주사는 증상을 잠시 억누를 뿐, 근본 원인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증상은 갑자기 오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서 오는 것이고, 장요근의 불균형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안 보이는 것일수록 더 오래, 더 조용히 몸을 망가뜨립니다.
해당 부위가 아프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만 무조건 주사 치료가 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제가 찾아낸 답은 결국 재활 운동, 그리고 내 몸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완과 수축, 이 두 단계의 루틴을 꾸준히 쌓아가면 몸이 먼저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 변화가 처음에는 작아 보여도, 쌓이면 확실히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