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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언빌리버블 리뷰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드라마 속 OST)
    드라마 언빌리버블 리뷰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드라마 속 OST)

     

     

     

    수많은 범죄물 속에서 넷플릭스 《언빌리버블》을 선택한 이유는 자극적인 피해 묘사에 치중하는 기존 미디어의 문법을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성범죄라는 참혹한 범죄 자체보다, 피해자를 불신하는 사법 시스템과 주변의 시선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을 2차적으로 파괴하는지 폭로합니다. 단순한 고발을 넘어 '피해자의 목소리를 믿는다는 것'에 대한 묵직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는 마스터피스입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와 언빌리버블

    18세 소녀 마리가 겪는 취조 과정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잔인하고 인상 깊은 명장면입니다. 형사들은 마리에게 같은 진술을 수없이 반복하게 만들며, 그녀의 기억 속 혼란을 거짓말의 증거로 몰아세웁니다. 이 장면은 물리적 폭력보다 무서운 공권력의 압박을 보여줍니다. 감독은 카메라는 고정시킨 채 형사들의 위압적인 시선과 마리의 위축된 실루엣을 대조하며, 시스템이 어떻게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가에 대한 주관적 평론을 시각적으로 완성합니다. 진실을 말해도 외면당하는 절망의 순간입니다.

     

    드라마 속 마리가 경찰의 반복된 추궁 끝에 눈물로 진술을 번복하는 장면은 그래서 제게 단순한 픽션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2차 피해(secondary victimization)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2차 피해란 성폭행이나 범죄 피해자가 최초 피해 이후 수사기관, 주변인, 혹은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또다시 심리적 상처를 받는 현상을 말합니다. 경찰은 침입 흔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마리의 진술을 허위로 단정했습니다. 이것은 피해자의 진술보다 물리적 증거를 우선시하는 수사 관행의 전형적인 오류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연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의 상당수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의 일관성 부재를 이유로 신뢰성을 의심받는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트라우마 기억이란 비선형적으로 떠오르는 특성이 있어 순서가 뒤섞이거나 세부 사항이 누락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반응임에도, 수사관들은 이를 허위의 증거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 OST의 중요성 

    이야기의 흐름을 강조하는 OST

    • Innocence - Cannon Division 
    피해자가 마주한 가혹한 현실과 무너져 내리는 내면의 고통을 날카로운 선율로 대변합니다.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 홀로 고립된 마리의 절망적인 순간마다 흐르며, 진실을 외면당한 인간이 느끼는 극도의 고독감과 사회적 단절을 서늘하고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Running Up That Hill - Kate Bush 
    두 여성 형사가 마주하는 수사 과정의 한계와 보이지 않는 벽을 극복하려는 끈질긴 집념을 상징합니다. 범인을 추적하는 긴박한 서사 속에서 여성들의 연대와 멈추지 않는 의지를 파워풀한 리듬으로 풀어내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 The Mother - The Weeknd
    극 전체를 관통하는 상실감과 왜곡된 정의 속에서 상처받은 이들의 아픔을 묵직한 베이스와 어두운 음색으로 감싸 안습니다. 억압적인 사법 시스템 아래에서 신음하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배경을 대변하며 극의 깊이와 연민의 정서를 한층 더 고조시킵니다.

     

    인물의 심리를 투영하는 소품

      취조실의 진술서
    마리가 수없이 다시 작성해야 했던 진술서는 단순한 서류가 아니라 영혼을 갉아먹는 형벌의 도구입니다. 국가 기관이 요구하는 '완벽한 피해자다움'의 굴레이며, 적어 내려갈 때마다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고문의 상징으로 묘사됩니다.

     

    가해자가 남긴 침대 시트
    범인이 흔적을 지우기 위해 강박적으로 챙겨간 침대 시트는 피해자에게 남겨진 부재의 고통을 뜻합니다. 물리적 증거는 사라졌지만 마리의 삶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거대한 트라우마의 얼룩이 남았음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가장 슬픈 소품입니다.

     

    형사들의 빛바랜 수사 노트
    두 여성 형사가 들고 다니는 낡은 노트는 남성 중심의 사법 권력 안에서 소외된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집념의 도구입니다. 피해자의 사소한 증언 하나 놓치지 않고 빼곡히 적어 내려간 글자들은 시스템이 외면한 정의를 바로잡는 연대의 연필선입니다.

     

     

     

    《언빌리버블》은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우리에게 있는지 묻습니다. 시스템의 맹점과 인간 존엄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이런 분 추천: 자극적인 범죄 스릴러에 지친 분, 웰메이드 사회파 드라마와 여성 서사의 연대를 보고 싶은 분

     

    추천 영화:

      스포트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0KLlaDbpnO8

      세상을 바꾼 변호인: https://www.youtube.com/watch?v=VyGr3p7Exyw


      리뷰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DOdmmpCZjV0